알츠하이머 유전요인, 치매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시대가 왔다
알츠하이머 유전요인 연구, 정밀의학의 새 전환점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 코호트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새로운 알츠하이머 유전요인을 규명하며 정밀 맞춤치료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유럽 중심의 기존 연구를 넘어 아시아인의 유전적 다양성을 반영한 첫 대규모 분석으로, 한국형 정밀의학 시대를 여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과 유전적 연관성
알츠하이머병은 단순한 기억력 저하가 아닌, 뇌 속 단백질 불균형으로 인한 퇴행성 질환입니다.
그 중심에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있습니다. 이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 신경세포 간 연결이 손상되고 인지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병리 현상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조절된다는 점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유전요인 연구의 필요성과 한국형 접근법
기존의 많은 연구는 유럽인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인종마다 유전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유전 변이라도 아시아인에게는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의 유전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정밀 분석을 통해 우리에게 적합한 알츠하이머 유전요인을 찾고자 했습니다.

▲ 한국인 BRIDGE 연구로 규명된 알츠하이머병 유전 요인과 누적 위험 모델 (출처: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인 BRIDGE-LLOD 연구에서 유전체와 아밀로이드-PET 분석을 통해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유전 인자(APCDD1, DRC7, SORL1 등)를 규명하고, SORL1 변이가 아밀로이드 침착 위험을 최대 55.6% 줄이는 보호 효과를 보였음을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다양한 유전 요인의 누적 효과로 발병 위험이 증가함을 시각적으로 표현.
SORL1 유전자, 아밀로이드 축적을 막는 보호 인자
첫 번째 논문은 “다인종 유전체 연관 연구를 통한 뇌 베타-아밀로이드 침착 관련 SORL1유전자 변이의 규명”으로, 영문 제목은 Cross-ancestry genome-wide association study identifies implications of SORL1 in cerebral beta-amyloid deposition입니다.
이 연구는 한국인과 유럽인을 포함한 15,701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SORL1 유전자가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억제하는 주요 역할을 하며,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는 보호 효과를 갖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APOE4 보유자라도 SORL1 변이를 함께 가지고 있으면 발병 위험이 43~56% 낮아졌습니다.
| 항목 | 결과 요약 | 의의 |
|---|---|---|
| 연구방법 | 다인종 GWAS 분석 | 유전요인의 공통성과 인종별 차이 규명 |
| 핵심 유전자 | SORL1(rs76490923) | 아밀로이드 축적 억제 기능 확인 |
| 보호 효과 | APOE4 보유 시 위험 최대 56% 감소 | 유전적 상호작용 가능성 제시 |

▲ 다인종 유전체 분석을 통해 발굴한 SORL1 유전자의 치매 발병 완화 효과 (출처: 국립보건연구원)
전장유전체 분석으로 새롭게 밝혀진 유전요인과 누적 위험
두 번째 논문은 “전장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알츠하이머병 관련 새로운 유전 요인 규명 및 누적 효과 모델 제시”로, 영문 제목은 Whole-genome sequencing analyses suggest novel genetic factors associated with Alzheimer’s disease and a cumulative effects model for risk liability입니다.
이 연구는 한국인 1,559명의 전장유전체 염기서열 데이터를 분석하여, 기존 연구로는 확인되지 않았던 희귀 변이와 구조적 변이를 포착했습니다.
그 결과, APCDD1, DRC7, SAMD3, PTPRD 등 새로운 알츠하이머 유전요인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여러 유전 변이가 동시에 존재할 때 발병 위험이 누적되는 “누적 효과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 유전자 | 특징 | 관련성 |
|---|---|---|
| APCDD1 | 새로운 공통 변이 | 인지기능 저하 및 아밀로이드 축적 관련 |
| DRC7 | 희귀 조절 변이 | 신경세포 기능 조절에 관여 |
| SAMD3 / PTPRD | 신규 위험 변이 | 알츠하이머 발병률과 양의 상관관계 |
| HPSE2 | 복제수 변이(CNV) | 뇌 구조적 변형 및 단백질 대사 이상 관련 |

▲ 한국인 전장유전체 분석을 통해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위험유전자 발견 (출처: 국립보건연구원)
두 연구의 연결점과 차별적 의미
두 연구는 서로 다른 분석 방법(GWAS와 WGS)을 사용했지만, 공통적으로 알츠하이머 유전요인의 복합 작용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합니다.
하나는 보호 인자(SORL1)를 발견했고, 다른 하나는 누적 위험 요인을 밝혀내면서 치매 예방과 조기 진단의 양축을 완성한 것입니다.
이로써 알츠하이머병은 단일 유전자 이상이 아닌, 여러 유전요인의 조합과 상호작용으로 발병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졌습니다.
이는 앞으로 유전체 기반 맞춤형 진단과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어주는 결정적 근거가 됩니다.
정밀의학이 여는 미래, 우리의 과제
이번 연구는 단순한 학술적 성과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자체 데이터와 기술력으로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국민 개개인에게 맞는 정밀치료를 실현할 수 있는 과학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앞으로 국립보건연구원은 BRIDGE-LLOD 코호트를 중심으로 유전체·임상·뇌영상 데이터를 통합해 정밀의학 연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관련 연구와 확장된 알츠하이머 유전요인 치료 접근
최근 다양한 생물학적 요인을 중심으로 한 알츠하이머 유전요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전뿐 아니라 신경세포 환경, 별세포 단백질, 장내 미생물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치료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 아래 연구들은 정밀의학의 폭을 확장시키며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맺음말: 예측 가능한 치매 예방 시대의 서막
이번 두 편의 알츠하이머 유전요인 연구는 “누가 병에 걸릴까?”에서 “누가 병을 예방할 수 있을까?”로 의학의 관점을 전환시킨 상징적 사건입니다.
최근 헤모글로빈 퇴행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서도 보듯,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밀의학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인의 유전 정보를 통해 스스로의 치매 위험을 예측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이는 단순한 연구 결과를 넘어, 국민 모두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