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물가 동반하락, 수출 3.7%·수입 2.4%↓…왜 같이 내렸나

수출입물가 동반하락, 환율이 만든 8월 흐름

수출입물가 동반하락이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 잠정치에 따르면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3.7%, 수입물가는 2.4% 각각 하락했습니다. 반면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수출물가는 42.4%, 수입물가는 15.6% 높은 수준입니다.

경제통계시스템(ECOS)

이번 통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는데도 수입물가가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사이 6.1% 내려가면서 원화로 환산한 수출입 가격을 끌어내리는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수출과 수입 가격의 단기 방향을 이해하려면 상품가격뿐 아니라 환율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수출입물가 동반하락, 수출 3.7%·수입 2.4%↓…왜 같이 내렸나

주요 지표 비교 기준 변동률
수출물가 전월 대비 -3.7%
수입물가 전월 대비 -2.4%
수출물가 전년 동월 대비 +42.4%
수입물가 전년 동월 대비 +15.6%
수출물량지수 전년 동월 대비 +25.9%
수입물량지수 전년 동월 대비 +12.0%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전년 동월 대비 +27.1%
소득교역조건지수 전년 동월 대비 +60.0%

수출물가 3.7% 하락, 계약통화로 보면 방향이 달랐다

8월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보다 3.7% 내렸습니다. 농림수산품이 2.0% 하락했고, 비중이 큰 공산품도 3.7% 떨어졌습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0.3% 올랐지만 화학제품을 비롯한 여러 공산품의 가격 하락이 전체 지수를 낮췄습니다.

세부적으로 화학제품은 전월 대비 5.3%, 1차금속제품은 4.9%,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3.1% 하락했습니다. 전기장비는 5.8%, 기계 및 장비는 4.7%, 운송장비는 5.4% 내렸습니다.

대표 품목을 보면 화장품이 6.1%, 폴리에틸렌수지가 4.2% 하락했습니다. 알루미늄판은 11.4%, DRAM은 3.4%, 2차전지는 6.4%, 굴삭기는 5.0%, 전기승용차는 3.6%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경유는 2.8%, 제트유는 2.4% 올랐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2.2% 상승했습니다. 원화 기준으로는 3.7% 하락했지만 실제 수출 계약에 사용되는 통화를 기준으로 보면 가격이 오른 것입니다.

이 차이는 환율과 연결됩니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7월 1,497.43원에서 8월 1,406.30원으로 내려 전월 대비 6.1% 하락했습니다. 계약통화 가격이 올라도 이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환율 하락 효과가 반영되면서 원화 기준 수출물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수입물가도 2.4% 하락, 유가 상승보다 환율 영향이 컸다

수입 쪽에서도 수출입물가 동반하락을 만든 핵심 변수가 환율이었습니다. 8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2.4% 하락했습니다.

국제유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7월 배럴당 76.75달러에서 8월 88.75달러로 올라 전월 대비 15.6% 상승했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27.9%입니다.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이 포함된 원재료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1.5% 올랐습니다. 그러나 중간재는 화학제품과 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4.0% 하락했고,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4.2%, 4.4% 내렸습니다.

중간재에서는 화학제품이 6.1%, 1차금속제품이 4.2%,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5.3%, 전기장비가 5.6%, 기계 및 장비가 4.8% 하락했습니다.

주요 품목에서도 같은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산화리튬은 9.1%, 시스템반도체는 6.1%, 2차전지는 6.0% 하락했습니다. 소비재 가운데 휴대용전화기는 6.1%, 돼지고기는 8.0% 내렸습니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을 반영해 원유는 6.8%, 벙커C유는 7.2% 올랐습니다.

수입물가 역시 계약통화 기준으로 보면 결과가 다릅니다.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3.2% 상승했습니다. 원화 기준 지수가 2.4% 하락한 것과 반대입니다. 국제 원자재와 상품 가격 움직임만으로 원화 기준 수입물가를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전월에는 내렸지만 전년 대비 가격 수준은 여전히 높다

수출입물가 동반하락이라는 표현은 어디까지나 전월과 비교한 결과입니다. 전년 동월 기준으로 보면 방향이 완전히 다릅니다.

수출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42.4% 높았고 수입물가도 15.6% 상승했습니다. 한 달 전보다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가격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수출 품목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13.2%에 달했습니다. 개별 품목으로는 DRAM이 253.4%, 플래시메모리가 250.6% 상승했습니다. 석탄 및 석유제품도 65.9%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수입에서도 전년 대비 상승 품목이 적지 않았습니다. 수산화리튬은 164.7%, 탄산리튬은 113.5%, 플래시메모리는 50.0% 상승했습니다. 원유는 28.3%, 동정련품은 42.8% 올랐습니다.

따라서 이번 통계를 볼 때는 전월 대비 하락과 전년 동월 대비 상승을 구분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원화 환산 가격은 내려왔지만 전년과 비교한 가격 수준은 여전히 높은 품목이 많습니다.

수출물량 25.9% 증가, 수입물량은 12.0% 늘어

가격만 내려간 것은 아닙니다. 무역지수에서는 수출입 물량 증가가 함께 나타났습니다.

8월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화학제품 등의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 25.9% 상승했습니다. 수출금액지수는 같은 기간 75.8% 올랐습니다.

수출물량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전년 동월보다 30.5% 늘었고 화학제품은 7.0%, 기계 및 장비는 12.6% 증가했습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수출금액지수 상승률은 174.7%로 물량 증가율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수입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0% 상승했습니다. 수입금액지수도 23.1% 증가했습니다.

무역지수는 일반적으로 발표되는 통관 수출입 동향과 범위가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은행 무역지수는 가격 조사가 어려운 선박, 무기류, 항공기, 예술품 등의 금액을 제외하며, 물량지수 역시 단순 중량이 아니라 품질 변동을 포함한 물량 변화를 나타냅니다.

교역조건 27.1% 개선, 소득교역조건은 60.0% 상승

수출입 가격과 물량을 함께 보면 교역조건 개선도 두드러집니다. 8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1% 상승했고 전월과 비교해도 1.5% 올랐습니다.

순상품교역조건은 수출상품의 가격과 수입상품의 가격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한국은행은 계약시점과 실제 통관시점 사이의 차이를 조정한 시차적용 수출입물가지수를 이용해 계산합니다.

8월에는 시차적용 수출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39.6% 상승한 반면 수입가격은 9.9% 올랐습니다. 수출가격 상승률이 수입가격 상승률보다 높았기 때문에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됐습니다.

소득교역조건지수 상승폭은 더 컸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60.0% 상승했는데, 순상품교역조건이 27.1% 개선된 데다 수출물량지수도 25.9% 증가한 결과입니다.

순상품교역조건이 수출과 수입의 가격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면 소득교역조건은 수출물량까지 반영합니다. 가격 측면과 수출 규모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지표를 같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수출입물가에서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이번 통계는 단순히 수출과 수입 가격이 함께 내려갔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첫째, 원화 기준 수출입물가 동반하락의 중심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있었습니다. 수출과 수입 모두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전월보다 올랐지만 원화로 환산한 지수는 하락했습니다.

둘째, 국제유가 상승과 전체 수입물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 가격은 올랐지만 화학제품과 금속제품 등 중간재, 자본재, 소비재의 하락과 환율 변화가 전체 지수를 낮췄습니다.

셋째, 전월 대비 가격은 내려갔지만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수출물가와 수입물가가 각각 42.4%, 15.6% 상승했습니다. 동시에 수출물량과 수입물량도 모두 증가했고 교역조건까지 개선됐습니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상품의 절대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통계가 아니라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입니다. 원화 기준 지수에는 환율 변화가 반영되므로 국제 상품가격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한 8월 수출입물가지수와 무역지수는 잠정치입니다. 수출입물가지수는 다음 달 지수 공표 때 확정되며, 무역지수와 교역조건지수도 이후 통관자료 확정 등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수입물가·환율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자료 모음

아래 자료들은 2026년 8월 수입물가 환율 흐름을 이해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한국은행 공식 발표입니다. 월별 변동을 비교하시면 수입물가와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더 명확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수출입물가 동반하락이 보여준 핵심

8월 지표의 핵심은 수출물가가 전월 대비 3.7%, 수입물가가 2.4% 함께 내려갔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를 상품가격 자체의 하락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원·달러 월평균 환율이 6.1% 하락하면서 원화 기준 가격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입니다.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수출물가가 2.2%, 수입물가가 3.2% 각각 상승했다는 점이 이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여기에 수출물량 25.9% 증가와 순상품교역조건 27.1% 개선, 소득교역조건 60.0% 상승까지 함께 나타났습니다.

이번 수출입물가 동반하락은 단순한 가격 하락보다 환율, 국제유가, 수출입 물량, 교역조건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결과를 함께 읽어야 하는 통계로 보는 것이 핵심입니다.